유나의 건강·뷰티 노트
3스킨케어

습도 80%인데 볼은 건조한 이유

호치민에서 3년 헤매다 정착한 아침저녁 루틴. 무거운 크림을 버리고 얇게 두 번 겹치기로 바꾼 이야기입니다.

아침에 세수하고 거울을 봤는데 볼이 하얗게 일어나 있었어요. 창밖은 비가 오고 습도는 82%. 이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.

한국에서 쓰던 겨울 크림을 그대로 들고 온 게 문제였어요. 여기 와서 첫 해에는 그걸 두껍게 바르고 나갔다가, 오후 두 시쯤 화장실 거울에서 얼굴이 번들거리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. 겉은 기름지고 속은 당기는 상태. 그게 3년쯤 갔어요.

진짜 원인은 날씨가 아니라 에어컨이었어요

밖은 습한데 저는 하루 아홉 시간을 에어컨 밑에 앉아 있었습니다. 사무실 온도는 늘 24도쯤이고 바람이 정면으로 왔어요. 자리를 옮기고 나서야 알았습니다. 자리를 바꾼 다음 주부터 오후에 얼굴이 당기는 느낌이 눈에 띄게 줄었거든요.

그래서 순서를 바꿔봤어요. 무거운 크림 한 통 대신, 가벼운 걸 두 번 겹쳐 바르는 쪽으로요. 첫 겹은 물기가 남아 있는 얼굴에 바로. 두 번째는 1분쯤 기다렸다가. 이게 저한텐 제일 잘 맞았습니다.

아침은 4분, 밤은 6분

아침에는 물로만 세수합니다. 클렌저는 밤에만 써요. 그다음 토너를 손바닥에 덜어 두 번 누르고, 얇은 로션을 바르고, 자외선 차단제로 끝냅니다. 여기까지 4분이에요. 아침에 세럼까지 챙기면 결국 며칠 만에 다 건너뛰게 되더라고요.

밤에는 클렌징 오일로 자외선 차단제를 먼저 녹여냅니다. 이걸 대충 하고 잔 날은 다음 날 아침에 이마에 뭐가 하나씩 올라와 있었어요. 그다음은 토너, 세럼, 로션 순서. 일주일에 두 번만 각질 정리를 하고, 나머지 날은 아무것도 더하지 않습니다.

석 달 써보고 남긴 것과 버린 것

버린 건 시트 마스크였어요. 붙일 땐 시원한데 떼고 나면 30분 뒤에 오히려 더 당겼습니다. 여기 날씨에선 저한테 안 맞았어요. 클레이 팩도 정리했습니다. 일주일에 세 번씩 쓰다가 볼이 붉어져서 그만뒀어요.

남긴 건 얇은 로션 두 통과 자외선 차단제, 그리고 밤에 바르는 세럼 하나. 세면대 선반이 훨씬 조용해졌습니다. 제품 수를 줄이니까 뭐가 안 맞았는지도 훨씬 빨리 알게 되더라고요.

실제로 어떻게 하는지

로션은 한 번에 500원 동전만큼, 두 번 나눠 바릅니다. 얼굴이 완전히 마른 다음에 바르면 겉만 미끄럽고 속은 그대로예요. 세수하고 30초 안에 첫 겹을 올리는 게 저한텐 제일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. 자외선 차단제는 검지 두 마디 정도 쓰고, 밖에 오래 있는 날은 오후에 한 번 덧발라요. 여기서 파는 한국 제품은 한국 가격의 1.5배쯤 하니까(50ml에 45만 동, 약 2만 4천 원) 한국 갈 때 몰아서 사 옵니다.

새 제품은 한 번에 하나만 바꿉니다. 두 개를 같이 들이면 뭐가 문제였는지 알 수가 없어요. 붉은 기나 트러블이 2주 넘게 가라앉지 않으면 제품 탓만 하지 말고 피부과에 가시는 게 낫습니다. 저도 재작년에 한 달을 혼자 버티다 결국 갔어요.

지금 루틴으로 넉 달째입니다. 극적으로 좋아졌다고는 못 하겠어요. 다만 오후 세 시에 화장실 거울을 보는 게 덜 무섭습니다. 그거면 저는 충분해요.